relentless

한국시간으로 지난 주 수요일, 얼마 전의 일이다.
용무가 있어서 바이크를 타고 도쿄 외곽을 나섰다.
사거리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저 앞 편 주차장 쪽에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무슨 일인가 싶어 다가갔다가, 참혹한 광경에 눈을 뜰 수 없었다.
3살도 되지 않았을 남자아이가 트럭의 뒤쪽, 사각에 있다 후진하는 차량에 그만 변을 당한 것이었다.
아이의 머리한쪽이 깨어져 피와 뇌수가 사방에 튀어있고 거기에 벌써 파리가 날아온 것이 끔찍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거기엔 아이의 어머니로 생각되는 여성이 아이를 안고 주저앉아 울부짖고 있었다.
‘도와주세요. 누군가 구급차를, 살려주세요!’
어느새 주변에는 구경꾼들로 웅성이고 있었다.
인파 없는 거리에 무슨 사람이 그렇게도 많이 몰려들었는지 모르겠다.
오전이었는데 학생들도 많았고 어른들도 많았지만 그들은 한결같았다.
아무도 나서는 사람 없이 ‘저애 어떻게 하지?, 신고해야...’따위로 수군거리기만 했고,
심지어는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도 여럿이었다.
화가 나고... 화가 나다 못해 망연자실했다.
그곳에는 악의 없는 추악함으로 가득 차 있었기 때문에, 그것이 나의 머리를 온통 휘저어버렸기 때문에, 나는 구역질을 느끼고 혼란함에 곧 이성을 잃어버렸다.
사진을 찍던 여자학생의 휴대폰을 빼앗아 구조를 요청한 후 성에 못 이겨 팽개쳐 박살을 냈다.
곧 비난이 쏟아졌지만 나의 눈에는 아이와 어머니, 그리고 이미 도주한 운전자의 차량 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 후 나는 경찰에 연행되었다.
약속은 깨어져 통화중 연신 죄송하다는 말을 하며 도대체 무엇이 죄송한 것인지를 생각해야 했다.

매일의 뉴스와 신문에서도 누군가 죽어있다.
지하철에 뛰어든 사람 때문에 운행지연이 됐다고 전하는 앵커...
이번에 들려오는 한국인 광신자들 피랍사건.
그들을 위해 협상을 시도하는 정부의 여력이, 나의 세금이 절대로 아깝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세상이 아무리 혹독하고, 잔인한 것이 세상일지라도... 생명은 평등하지 않지만, 그래도, 그래도,
목숨보다 중요한 것 찾기 쉬울까?

by 이지 | 2007/07/22 18:21 | 팟퐁(patpong) | 트랙백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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